공격하는 현실주의자 vs 방어하는 현실주의자?
(출처 : 왈츠이후 / 한울)
방어적 현실주의와 공격적 현실주의의 대결
국제정치는 본질적으로 무정부 상태다.
이 점에는 대부분의 현실주의자들이 동의한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국가는 왜, 언제, 어떻게 공격하거나 방어하는가?
왈츠의 구조현실주의는 국제정치의 ‘틀’을 제공했지만,
국가들이 그 틀 안에서 공격적으로 행동하는지, 방어적으로 머무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히 다루지 않았다.
이 공백을 메운 것이 바로 두 갈래의 신현실주의다.
바로 **방어적 현실주의(Defensive Realism)**와
**공격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다.
1. 문제의식: 구조는 같은데, 행동은 왜 다를까?
모든 국가는 무정부 상태에서
자조(self-help)를 해야 한다.
왈츠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구조가 같아도
국가의 행동은 다르다.
어떤 국가는 동맹을 강화하고
억제 전략을 추구하는 반면,
어떤 국가는 확장을 시도하고
심지어 전쟁을 일으킨다.
같은 구조, 다른 행동.
여기에 대한 해석이 두 현실주의 이론의 출발점이다.
2. 방어적 vs 공격적 현실주의: 개념 비교
구분 | 방어적 현실주의 | 공격적 현실주의 |
대표 학자 | 스티븐 월트, 찰스 글레이저 | 존 미어샤이머 |
핵심 주장 | 국가는 안보 극대화를 추구함 | 국가는 패권 추구를 본성으로 가짐 |
전쟁 원인 | 오판, 위협 인식 과잉 | 구조 자체가 공격을 유도함 |
안보 딜레마 | 상호 인식 개선으로 완화 가능 | 필연적으로 격화됨 |
전략적 선택 | 억지, 균형, 방어 | 기회 있을 때 선제공격, 확장 |
현실 적용 | 냉전 안정성, 동맹 균형 | 독일·일본의 팽창,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
방어적 현실주의자들은
**‘너무 나대면 위험하다’**고 본다.
국가가 안보만을 추구하는 한,
군비 경쟁은 조절 가능하며,
신호를 통해 오해도 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공격적 현실주의자,
특히 **존 미어샤이머(John Mearsheimer)**는
**"기회가 오면 공격하라"**고 말한다.
무정부 구조는 국가로 하여금
패권을 추구하도록 강요하며,
방어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본다.
3. 방어적 현실주의 – 억지와 균형의 미학
방어적 현실주의의 기본 가정은 다음과 같다.
- 국가는 생존이 목표다.
- 권력은 필요 이상으로 확보하지 않는다.
- 확장은 비용이 크고 위험하다.
이들은 특히 ‘안보 딜레마’를 조절 가능한 현상으로 본다.
신뢰구축, 군비 제한, 위협 제거 등으로
상대국의 의도를 확인하고 불신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냉전기 미소의 핵억제 체제는
상대가 핵을 쓰지 않으리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수십 년간 전쟁을 막아냈다.
방어적 현실주의는 말한다.
“안보는 균형과 억지를 통해 보장받을 수 있다.”
4. 공격적 현실주의 – 힘은 패권을 요구한다
공격적 현실주의는 구조가 국가로 하여금
패권을 추구하게 만드는 강제적 힘이라고 본다.
존 미어샤이머는 이렇게 말한다.
“최선의 방어는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공격을 통해 시스템을 지배하는 것이다.”
그는 『강대국 정치의 비극(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에서
국가는 언제든 적정한 기회만 생기면 공격을 감행한다고 주장한다.
역사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할 사례는 많다.
- 독일 제2제국의 팽창(WW1)
- 일본 제국의 진주만 공격
-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는 국가들이 선의로 절제하지 않는다고 본다.
**"생존을 위해선 패권이 유일한 안전장치"**라는 것이다.
5. 현실 적용: 미중 패권경쟁과 우크라 전쟁
오늘날 국제정치를 보면 이 두 이론이 여전히 강력하다.
- 미국 vs 중국의 패권경쟁
- 방어적 관점에서는 양국이 오판을 피하고,
-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면 충돌은 피할 수 있다.
- 공격적 관점에서는 중국이 결국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게 되고,
- 미국은 이를 억제하기 위해 선제적 봉쇄전략을 펼칠 것이라 본다.
-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 방어적 입장에서는 나토 확장이 러시아의 위협 인식을 자극했고,
- 불안이 전쟁을 불렀다고 본다.
- 공격적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지역 패권을 회복하기 위해
- 전략적 기회를 노리고 침공한 것이라 분석한다.
6. 이론적 함의와 마무리
두 이론은 단순한 학술 논쟁을 넘어서,
국가의 행동을 어떻게 예측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준다.
핵심 질문 | 방어적 현실주의 | 공격적 현실주의 |
평화는 가능한가? | 가능하다. 신호와 균형으로 | 어렵다. 결국 패권 경쟁이 벌어진다 |
제도와 규범은 유효한가? | 일정 부분 긍정 | 거의 무력 |
국가의 전략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 억지와 신중한 균형외교 | 적극적 봉쇄와 세력 확대 |
🎓 결론 – 현실주의자들의 싸움은 오늘도 현재진행형
국제정치는 마치 체스판과 같다.
모두가 생존을 위해 수를 두고 있지만,
그 수를 언제 공격적으로 둘 것인가, 언제 수비적으로 버틸 것인가는
해석의 영역이자 전략의 차이다.
왈츠는 틀을 주었고,
방어적 현실주의와 공격적 현실주의는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국가의 전략을 설명한다.
어느 쪽이 더 현실적인가?
그건 각자 선택하시라.
다만 하나는 확실하다.
전쟁은 멍청이들이 시작하는 게 아니라, 구조와 기회가 함께할 때 시작된다.
왈츠가 이 말을 들었다면 고개를 끄덕였을지도 모른다.
미어샤이머는 박수를 쳤을 것이고,
방어적 현실주의자들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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